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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음악.시.

하류인생도 상류인생도 자기애만 넘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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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다 슈이치, 오유리 | 은행나무 | 2006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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엣날에 "앨리 맥빌"이라는 미드에서 앨리 맥빌이 하도 "I", "I", "I", "I","my","my","my", 즉 너무 자기 중심적인 말과 행동만 뻔뻔하게 해대니까, 다른 캐릭터가 어느 날 "넌 어떻게 너만 그렇게 챙기며 살 수 있냐? 어떻게 니 문제만 매일 신경쓰고 사냐?" 라는 식의 질문을 했었었다.
앨리 맥빌의 캐릭터의 답이 너무 내 마음에 다왔던게, 그녀 와
"내 인생에 나만큼 중요한 사람이 어디있냐.  당연히 남에게 더 큰 문제가 있어도 나에겐 내 문제가 남에게 아무리 사소해 보여도 내겐 제일 큰 문제이다"

이 소설은 그런 현대인 두 명을 내세워 세상과 개인적인 소통을 최소화하며, 자신만을 위해 살아가는 인간들의 군상을 보여준다.

철근공으로 건물 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하야토는 큰 맘 먹고 도쿄로 상경했지만, 도쿄의 위성도시쯤인 오미야 변두리에 자리를 잡아서는 매일 밤낮을 다른 지역 출신 사내들한테 둘러쌓여, 도쿄 표준어가 아닌 지방 사투리만 늘어가는 "폭두 직딩 타나카" 같은 캐릭터이다.

하야토가 일하는 건설현장 건물의 책임자인 이누카이는 이 건물 덕에, 결혼한지 얼마 되지 않은 와이프와 새 보금자리는 일주일에 잠시 눈도장 찍으면 다행, 거의 현장 근처의 비즈니스 호텔 혹은 불륜 상대인 사무실 여직원집에 신세를 지고 있는 특별할 것 하나 없는 30대 초반의 일본 회사원이다.

이 둘의 이야기는 우연찮은 접점이 몇 번 제시되는데 작가의 의도는 정확히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받아들이기에는 직업도 삶도 다르지만, 결국 이 둘은 자기외의 사람과 진실된 소통이 서투룬, 자기 안에 갇혀있는 현대인의 표상인 듯 하다.

하야토의 생각으로 정리된 아래 글이 아마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현대 인간의 사고 방식을 잘 표현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 현장으로 간다.  무거운 철근을 어깨에 지고 나르다가 도시락이 배달되어 오면 그것을 먹고 오후에 다시 무거운 철근을 짊어진다.  토요일 밤에는 매주 KENTOS에 가서 아침까지 스텝을 밟고 가끔 도쿄 여자를 꼬인다.  그리고 다시 월요일이 되면 5시에 일어나 무거운 철근을 어깨에 들어올린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그걸 알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자기가 그런 일주일을 보낸다는 것을, 은연중에 모두들 알고 있을 거라 착각하고 있었다.  물론 이렇게 생각하게 된 근거는 없지만, 설마 아무도 모를 거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남과 소통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고, 자신만의 세상에만 빠져있어, 자신의 삶이 남에게도 세상의 중심일 것이라 착각하고 사는 우리 현대인들의 현주소이다.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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