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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명언

You make me want to be a better man

오늘 잠시 크리스마스 때 방송할 영화를 티비에서 선전하는 걸 보는데,
"As Good As It Gets" 라는 영화가 스쳐지나갔다.
그 걸 보니 명대사 한 줄이 어떻게 두 인생에 전환점이 되었는지,
대사 한 줄로 인생의 기로가 정해진 사연이 생각나서 잠시 추억에 잠겨 혼자 흐믓해 했다.

"You make me want to be a better man"
정확한 문구인지도 모르겠다.
직역하자면
"당신은 내가 더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게끔 만듭니다"
마음대로 바꿔서 말해보면
"난 당신을 위해 더 괜찮은 남자가 되고 싶소"
라는 대사 한 줄.

한 4년전, 아니 5년전인가,
남들보다 늦은 졸업을 조금 놔두고,
친구랑 함께 일인 몇천원으로 두시간을 버티는 민토에서
무료제공 컵라면으로 허기를 때우며,
틀어주는 영화는 보네마네
인생의 개똥철학을 논하고,
연애에 대한 서로의 서글픈 처지를 또 위로하기도 하다가.
입이 아파와서였던지,
입에 담던 이야기들에 갑갑해서였던지
둘 다 배경으로 깔리던 영화에 슬슬 몰입하던 중
저 대사 한마디에 둘이 차오르는 눈물을 훔쳤어야 했다.

"You make me want to be a better man"

위 대사의 느낌을 설명하자면 요즘 애들 말로 "쩐다" 라는 표현이 아주 적절할 듯.
그 날, 그 대사를 들은 기점으로
연애에 대해 회의적이였고 불평불만이었던 우리는
비관적인 태도를 개선하고 어떠한 새로운 목표를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1년 후,
그 녀석은 자신이 현재보다 나은 인간이 되고 싶은 마음을 가지게 해주는 여자를 설득해 결혼했고,
나는 나만의 잭 니콜슨을 찾다가,
영화를 보고 난 3년째가 되어서야 그런 남자를 만나
먼 타지로까지 따라왔는데,
지금 옆에 쿨쿨 자고 있는 사랑스런 꿀꿀이를 보고 있으니
사실은 나도, 내가 더 괜찮은 인간이 되도록 노력하게끔,
나를 한도까지 밀어붙히는 사람을 만났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만약 그 대사를 그 때,
그 친구와 같이 듣지 못했다면,
우리의 인생은 어찌했을까.
아직도 연애에 확연한 목적이 없이
확고한 이상형도 없이
신세한탄만 하며,
진전도 없는 정지된 인간으로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방황하고 있었을련지.

현재의 상태가 정답이라는 보장은 없지만,
적어도 나 자신이 나태해지지 못한다는 게 다행인 것 같다.
다만 나로 인해 누군가도 자신을 갈고 닦으려는 욕심과 힘이 생긴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일 텐데,
나라는 존재가 과연 그런 큰 의미를 줄 수 있을 것인가.
내일 같이 그 영화를 보고 난 뒤에, 같은 대사가
또 다른 새로운 인생에게 전환점이 될련지를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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